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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벳 여행기 3. 야딩 코라를 준비하며 리탕초원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고 따오청을 향해 달려간다. 행여나 프레디독을 만날까 눈을 부릅뜨고 차창 밖을 봤지만 볼 수 없었다. 여행자의 눈에 풍요롭고 아름답게만 보이던 리탕초원도 어느새 지나가버리고 하이즈산 괴암군이 눈에 들어왔다. 백여킬로 이런 돌들만 뒹구는 무인 혹성 같은 광야. 도무지 아무것도 건질 것이 없어보이건만 10여분만에 간혹 한 사람씩 야크를 치는 사람이 나타나곤 한다. 지루한 하이즈산 광야를 지나자 또다시 초원. 방목하던 야크 떼를 지키던 장족 소년. 12살 정도 되어보이던 그에게 색연필세트를 주었다. 세상을 다 가진 듯 해맑은 웃음. 아직 소학교에 다닌다면 곧 방학이 끝날테고 기숙사로 들어가겠지. 짧은 여름 어느날 한국인에 대한 기억이 좋게 새겨지길 바란다. 훗날 다른 한국선교사님이.. 더보기
동티벳 여행기 2. 세계의 고성(高城) 리탕에서 신두차오에서 야쟝으로 야쟝에서 리탕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물론 가로수 조차도 없는 황량한 곳이지만 짧은 여름을 화려하게 수놓은 야생화들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런데 조그마한 마을보다 더 큰 사찰들이 있었고 일반인들만큼이나 라마들이 많았다. 아마도 저들이 이승에서의 최고의 직분이 바로 라마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때마침 라마들의 빨래 현장을 보게 되었다. 현지인들도 낯선 풍경이라 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티벳탄들은 평생 새번을 씻는단다. 태어나서, 결혼하기 전에, 죽었을 때. 피아노덮개 색깔의 장삼. 그냥 한장의 천이었구나. 예수님 시절에 입던 옷도 저랬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티벳탄들의 삶은 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하늘만 바라보며 산다. 최소한의 노동으로 의식주를 해.. 더보기
동티벳 여행을 시작하며 청두 - 야안 - 루딩 - 캉딩 - 신두차오 - 리탕 - 따오청 - 르와 - 야딩 - 르와 - 따오청 - 샹청 - 샹그릴라 - 리장 - 수구 - 샹핑즈 - 리장 - 쿤밍 - 청두 지도 한 장만 들고 동티벳 정탐이란 이름으로 청두행 비행기를 탔다. 아내는 '잘가라, 그리고 꼭 돌아오라'는 말만 하니 정말로 미안했다. 동행을 구하려했지만 평균 해발 4000미터의 험한 길이라 잘 다녀오란 말만 들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1차 등록했던 좋은교사대회를 취소하고 약간의 죄책감과 함께 나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청두의 첫인상은 강했다. 습도 95% 섭씨 39도의 날씨가 다섯달이나 계속된다는 그야말로 한증막의 도시. 숨이 막혔다. 아니나 다를까 한밤에 내린 공항의 공기는 정말 살인적이었다. 에어컨을 추울 정도로 켜두어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