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티벳 여행기 6 리장, 어디까지 가봤니? 아름다운 새소리와 한줄기 빛 때문에 눈을 떴다. 아침이구나. 오랜만에 느끼는 너무나 개운한 아침이다. 어제 난 코라 도중 너무 힘들어 왜 나에겐 새힘을 주시지 않습니까 푸념을 했다. 아, 이런 거구나. 제게도 주시는구나. 아침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봤다. 민박집 열다섯난 아들은 돌쟁이 동생을 등에 업어 얼르고 있고, 이웃집 아가씨들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웃다가 날 보더니만 우리집에 더운 물 계속 나오니 자기네로 옮기라고 소리친다. 민박 주인은 수유차를 권하며 수유차의 위력을 설명한다. 물론 앞의 몇 마디 말고는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아침을 먹고 어제는 목표를 두고 갔다면 오늘은 기어이 즐기고 오겠노라고 다시 산으로 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생각으로 또 갔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야딩은 여전히 .. 더보기
동티벳 여행기 5. 야딩코라 후편 갑자기 야크를 치던 노인 두분이 나타나 말을 걸기 시작한다. 현지인이 아닌 사람이 가기엔 너무 힘드니 말을 빌려 가라고. 하지만 "뿌야올러!" 하며 가볍게 웃으며 흥정을 시작하려는 노인들을 따돌렸다. 지도를 잘못 본 탓에 나중에 어떤 고생이 있는 줄도 모르고 내 자신을 자신했다. 그냥 지도만 보고 여기 지옥고개가 약 4750미터이니 이제 충고사까지 내리막길만 있는 줄 알았다. 이제 얼마 안가서 처음 출발한 곳으로 가리라 생각하니 새로운 힘이 솟는 것 같았다. 내가 야크같은 심장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오늘 컨디션이 특별히 좋은 것인지 이제 노래까지 입에서 흥얼거린다. 어디서 왔는지 구름이 앞을 가렸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들이 너무나도 몽환적인 느낌인지라 그것도 시시각각 바뀌고 과연 여기가 현실의 세계인지 .. 더보기
동티벳 여행기 4. 야딩코라 전편 "사람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기도 어려운데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제 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죽을 것을 알기 때문에 죽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순례 이후 저는 오로지 선행을 실천하며 살 겁니다." "집에서부터 오직 한 가지, 모든 생명의 평안을 위하여 빌었습니다." KBS 차마고도 2편 '순례의 길' 편을 보면 오체투지를 하는 티벳탄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도데체 오체투지, 코라 그게 뭐길래. 겨울용 바지와 상의를 입고 출발. 입구에 들어서자 마부와 말들이 수십마리가 호객을 한다. 마부도 가이드도 모두 티벳탄들이다. 몇년 전 처음으로 이곳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기 위해 매표소를 만들고 길을 닦을 때 그들이 최고로 신성시하는 이곳이 관광지로 개발되는 것에 반.. 더보기